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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7일 경기도 용인 미국산 쇠고기 검역시행장을 방문, 검염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농림수산식품부 제공
 
미국에서 광우병 사례가 발견되었음에도 정부가 검역 중단 조치 대신 검역 강화만을 택해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자들이 검역 현장을 방문해 냄새를 맡는 ‘검역 퍼포먼스’가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냉장창고를 방문해 수입쇠고기 검역시스템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서 장관과 김 도지사는 쇠고기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며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확인은 ‘쇼’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미국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비판적으로 접근해온 대표적 학자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3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제스처에 불과하다. (냄새를 맡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이지 광우병을 검출하거나 알 수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광우병은 극소량으로도 병이 전달되기 때문에 보거나 듣는 식의 검사는 학문적으로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쇠고기를 들고 냄새를 맡는 서 장관과 김 도지사의 사진이 인터넷 등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식’ 검역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역사학자 전우용(@histopian)씨는 “농림부는 ‘냄새로 광우병 쇠고기 찾아내는 기술’을 하루 속히 특허 신청해야 할 겁니다”라며 “이거 특허만 받으면, 경제 효과 수백조 장담합니다”라고 비꼬았다.

트위터 이용자 @tori***는 “냄새 맡는다고 광우병이 검역되냐…인간아”라고 답답해했고 @siva0***는 “음식점 가면 고기 시켜 놓고 다들 냄새 맡고 있는 거 아냐? 광우병 쇠고기인지 검사하고 먹어야지”라고 비판했다. 한 수의사는 지난 29일 “검역 강화로 담당 공무원들이 하루에 무려 8천개 가까운 쇠고기 수입 상자(평균 22㎏)를 뜯어 일일이 냄새를 맡고 있다”며 “왜 이런 무의미한 눈속임을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 검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 청와대가 “수입과정에서 100% 검역을 실시하는 방안을 농림부와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비판의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트위터 이용자 @hidij***는 100% 검역 방침에 대해 “하나하나 일일이 냄새로…. 미친소가 웃겠다”고 풍자했다.

우희종 교수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국에서 일단 수입 중단을 한 뒤에 조사단을 파견해 정확한 정보를 보내오면 과학적 기준에 따라 (개방 수위를) 점차 완화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수입 중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면서 조사단을 보낸다는 것은 이미 정부 대응이 원칙 없이 모순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2012.04.30,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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