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두고 모두가 비아냥거리는 삼성 장학생, 두산 장학생이라는 오명을 그대로 둔 채 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가 없고, 글 줄 읽었다는 사람들은 창피해서 자라나는 아이들 낯을 볼 수가 없다. 나라 세운지 얼마가 되었는 데 아직도 죄형의 기초인 구속 불구속을 제대로 판단할 줄 모르는 검찰. 또 장관이 나서서 이번에도 구속 여부를 지시해 주라는 말인가? 이런 유아적 상태의 검찰 앞에서 누가 과연 나라의 법을 두려워 하며 바른 길을 가려 하겠는가?
  일찍이 사마천은 "천금(千金)의 자식은 결코 사형(死刑)을 당하는 법이 없다"며 부패한 사정 당국을 질타했다. 멀리 가기 어렵다면, 유전무죄를 설파했던 천하의 잡범 지강헌이라도 불러 내 선생으로 모셔야 할 판이다. 국익에 해가 된다는 변명으로 나라를 들어먹을 뻔한 큰 도둑을 싸고 돌며 구차하게 면피하려는 것이 너무도 한심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검찰을 놓고서 "모든 악한들의 피난처는 애국심이다"는 말을 꺼내기조차 아깝다.
  닉슨 대통령을 끌어내린 미국의 검사는 썩은 대통령을 갈아 치우는 것이 국익이라는 명제에 검찰제도의 존망을 걸었다. 클린턴을 닥달한 검사는 부도덕한 남자는 대통령이라 해도 창피를 당해야 한다는 것이 국익의 기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비겁한 모사꾼 부시와 보좌관 칼 로브를 족치고 있는 미 연방 수사진은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행위가 어떤 것인지를 세계에 증거하고 있다.
  그러기에 젖비린내나는 거짓말로 나라의 기강을 호도하는 대한민국의 검찰의문을 닫고, 바깥에서라도 검사를 데려오는 것이 존망의 위기에 선 이 나라 법체계의 살 길이다. 미국의 검사들을 데려오는 데 비용이 걱정이라면, 그보다는 조금 저렴할 그러나 더욱 가열찬 이탈리아의 검사들도 있다. 마니 풀리테를 부르짖으며, 폭탄과 총알 세례 속에 검사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마피아 두목들을 잡아 들이는 데 몸바쳤던 그 검사들 말이다.
  IOC 위원이라서 두산 사태의 장본인을 잡아 넣지 못한다면, 삼성의 회장도 그러했던가? 그렇게 해서 그는 지금도 미국의 한 병원에 누워 미국 황색언론의 심심풀이 가십 거리가 되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가? IOC 위원이었던 김운용은 굼뜬 수사 덕분에 결국 나라 얼굴에 충분히 먹칠을 하고 지금은 세금으로 시간 맞춰 밥 세끼를 먹여주는 신세로 독방에 앉아 국제적 망신의 본보기가 되있다. 이것이 바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라는 엄정한 교훈이다. 잘못한 죄는 물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서 국익을 논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이 나라 사람들이 더 큰 세상을 향해 떳떳하게 얼굴을 들고 활개치며 나설 수 있게 하는 민족적 자존심이 우뚝 서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돈에 홀려 부패한 데다, 배운 것도 기억하지 못하여 판단력도 잃었으며, 욕을 듣고도 부끄러운 줄 몰라 배알도 없는가 하면, 상관의 정당한 지시에 대들기를 상사로 하는 검찰 조직은 해체되야 한다. 용병이란 제도가 필요한 것은 비단 축구 만이 아니다. 창피를 무릅쓰고라도 검사를 수입하는 길이 우리의 축구가 그러했듯 세계 4강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다. 지금의 검찰 제도를 부여잡고 있다가는 선진국은 커녕 영원한 3류 국가 속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게 될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검찰을 폐하고, 제대로 된 검사를 수입하라.

  
2005-11-11, 인터넷한겨레 한토마
티끌 / sun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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