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 한 읍내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광경이다.
결혼식을 막 마치고 신랑과 신부가 퍼레이드를 하기 위해 트럭을 타고 거리로 나섰다.
어떤 사람은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타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드레스를 입고 값비싼 보석을 온 몸을 휘감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트럭에 사랑하는 신부를 태우고 읍내를 도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트럭 위의 신혼부부는 알고 있는 것일까? 행복하고 좋은 가정은 물질이 아닌 두 사람의 꿈과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결혼은 곧 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듯 보이는 시절이 있었으니, 세상 물정 모르고 결혼만 하면 행복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말에 담겨있는 ‘행복의 공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결혼한 지 10년을 넘기고서야 알게 됐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살라”고 말씀하신 주례 선생님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행복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가정을 꾸리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삶의 목표로 정해졌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해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 단순한 진리를 사람들은 쉽게 지나친다.
멋진 젊은이들 잘 사시게나. 그래서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해주시게나.

2007.10.19 조선일보
허용무 동신대학교 문화기획과 교수(사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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