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끝난 직후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답변을 하고 있다.|남호진기자

ㆍ삼성 이건희 전회장 집유
ㆍ“한사람 위해 온 국민 바보되는 장난은 이제 그만”

이건희 전 삼성 회장에게 사실상 무죄가 선고된 16일 시민·사회단체들은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관례가 되풀이된 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는 “한 사람을 위해서 온 국민이 바보가 되는 이런 장난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끝난 직후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답변을 하고 있다.|남호진기자
김 신부는 “삼성공화국의 절대권능을 확인시켜주고 국민을 설득하고 승복시켜야 할 국가의 신뢰와 권위가 무너진 날”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특검도 수사 의지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태의연하고 흔해 빠진 시나리오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판결이고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결과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사제단에서 따로 대응할 것이 없다”며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제2, 제3의 이건희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비리를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는 전화 통화에서 “실망스럽다. 할 말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에 대해 내가 뭐라고 말할 입장도 아니고 더이상 말하기도 싫다”면서 “결과를 보면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불러 놓고 수사하고 재판한 것 아니냐. 얼마나 불행한 일이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참여연대·경제개혁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 3단체는 재판 직후 서울중앙지법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 결과를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우리 사회의 마지막 권위라고 믿고 있는 사법부의 권위를 스스로 망가뜨린 판결”이라며 “특검의 부실수사와 재판부의 역사의식 결여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매김했다.
김 소장은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재벌의 의사구조 특성과 지배구조에 대해 재판부가 눈감아 줬다”며 “앞으로는 한국의 재벌 총수와 일가가 저지르는 불법 행위들을 제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 곽노현 교수는 “앞으로 어떤 재벌이라도 세금 한 푼 안 들이고 자식들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저가로 발행해 재산을 넘겨줄 수 있게 됐다”며 “이를 막아야 될 법원이 이런 배임 관행을 부추기게 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논평을 통해 “1인 총수지배체제인 삼성에서 2세에게 전환사채를 통해 불법으로 경영권을 승계케 한 사실을 이건희 회장이 몰랐을 리 없다”며 “그럼에도 무죄로 판결한 것은 재판부가 삼성이라는 재벌기업에 대해 안이한 현실 인식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법원이 이 전 회장의 차명주식 거래를 통한 조세포탈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것은 법집행의 형평성을 결여한 것일 뿐 아니라 일반인의 법 감정과 맞지 않는 결정”이라며 “법치주의와 시장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07월 16일, 경향신문
<송진식·유희진·오동근기자>

한정욱

2008.07.17 00:42:21

뭐 이젠 놀랍지도 않고, 빤히 예상되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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