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패리스 힐턴이 ‘설쳐도’ 21세기는 비욘세 놀스의 시대다, 이렇게 말하면 절반은 입을 삐죽이겠지만 절반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힐턴의 야한 비디오테이프만큼이나 비욘세의 섹시한 엉덩이는 21세기의 아이콘으로 남을 것이다. 21세기에 전세계 ‘무도회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음악의 주인공은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도 아닌 비욘세다, 이렇게 말하면 클럽 생활자의 최소한 절반 이상은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릴 것이다. 비욘세의 〈Dangerous in love〉에 맞춰서 엉덩이를 흔들어보지 않은 클러버가 있으면 나와보라. 오늘날 지구촌 드랙퀸(여장남자)들이 가장 많이 흉내내는 가수는 비욘세 혹은 영화 <드림 걸스>의 디나다, 이렇게 말하면 드랙퀸들이 윙크를 날리며 만장일치로 찬성할 것이다. 물론 디나는 비욘세가 연기한 캐릭터다.
인조인간을 만들어도 이보다 완벽하긴 어렵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래를 잘하면 얼굴이 조금은 빠지거나 미모가 탁월하면 노래가 조금 처져야 두서가 맞는 것이 유구한 전통이다. 그런데 비욘세는 도통 앞뒤가 맞지를 않는다. 어여쁜 얼굴에 완벽한 외모, 탁월한 춤실력까지는 용서가 된다. 게다가 정말로 노래까지 잘하다니, 역시나 신은 불공평하다는 푸념이 나온다. 더구나 노래를 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잘 만들기까지 한다니, 신이 아메리카를 축복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욘세를 축복하신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신은 그를 더욱 사랑하시어, 어려서는 시련도 주시었다. 여성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시절에 멤버들의 불화로 팀이 위기에 처하면서 가계마저 어려워지는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비욘세는 〈Survivor〉라는 자전적 노래로 단박에 시련을 이겨내고 승자가 되었다. 그리하여 그가 판매한 음반이 1억 장이 넘고, 수집한 그래미 트로피가 11개가 넘는다. 지난해 애인인 제이지(Jay-Z)의 공연을 따라서 잠시 이땅에 왕림했던 그분이 11월 마침내 내한공연을 한다. 9,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연의 티켓은 아길레라 내한공연보다 3배나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단다.


2007-10-23, [한겨레]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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