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천 전 농식품부장관(왼쪽)이 지난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들으며 한승수 총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제공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광우병 위험을 보도했던 MBC 「PD수첩」에 대한 정부의 ‘마녀사냥’이 도를 넘고 있다. 촛불시위의 근본적 원인인 졸속협상에 대한 ‘고해성사’는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PD수첩을 ‘공공의 적(敵)’으로 만들기 위한 여론몰이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특히 검찰이 지난달 31일 촛불백서를 통해 PD수첩을 폭력시위의 진원으로 지목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당시 협상책임자들을 PD수첩 때문에 억울하게 물러난 ‘영웅’으로까지 미화하고 있다.

◇‘정운천 장관은 이순신 장군’=지난 4일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회고록 <박비향(撲鼻香)> 출판기념회가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는 한승수 총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 등 쇠고기협상과 관련된 정부부처 고위공무원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였다. 정 전 장관으로서는 지난해 8월 촛불시위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근 1년 만에 공식무대에 복귀한 순간이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PD수첩은 쇠고기협상에 대한 보도가 아니라 광우병에 초점을 맞춘 공포의 드라마였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겉으로는 화합과 소통을 언급하긴 했지만 PD수첩의 ‘왜곡보도’만 없었다면 억울하게 장관직에서 물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속내가 곳곳에 묻어 있었다.
출판기념회 참석자들도 일제히 정 전 장관에 대한 동정론에 가세했다.
특히 한 총리는 “정 전 장관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낸 TV 때문에 일찍 그만두고 나갔다”며 “(정 전 장관은) 12척의 배를 몰고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과 같다”고 치켜세웠다.

◇PD수첩 명예훼손 재판 앞둔 ‘정운천 띄우기’=민감한 시점에 총리까지 나서 범정부 차원에서 고소인인 정 전 장관 띄우기에 나선 것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강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9일 열리는 PD수첩 명예훼손사건 재판을 앞두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미디어행동 김정대 사무처장은 “미국에 쇠고기시장을 사실상 아무런 제한도 없이 내준 정 장관이 이순신 장군이라면 온몸으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수입을 막아낸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왜적이란 말이냐”며 “한 총리 발언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비정상적인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기호 변호사도 “정 전 장관 재직 시 사인한 (수입위생조건) 고시로 지금까지 국민이 원하는 검역을 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자숙해야 할 분들이 자화자찬을 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D수첩」때리기로 ‘사태호도’=정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수입’ ‘광우병 발생 시 수입중단조치불가’ 등 대표적 독소조항에 대해 “이미 노무현 정부 때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 완전 준수’ 입장이 결정돼 운신의 폭이 없었다”며 졸속협상의 책임을 이른바 ‘설거지론’으로 무마했다. 그는 또 “미국이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만 취하면 30개월령 이상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해도 광우병 위험을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와 정부의 판단이었다”며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갈 일이 PD수첩의 보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식으로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회고록만 보면) 정 전 장관이 주무장관으로서 과연 자신의 업무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PD수첩이 아니라 정 전 장관이 사태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09-09-08, 경향신문
<강진구기자 kangjk@kyunghyang.com>

한정욱

2009.09.09 16:27:47

하여튼 지랄들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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