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들의 허리에 끈을 묶고 걸었다. 위태위태하게 걷는 아들은 그 끈으로 지탱되고 있었다. 끈은 몸이 불편한 아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안전 장치다. 30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몸이 아픈 아들을 위해 20년간 사랑을 쏟아온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온엽(48), 이기독(20) 부자는 8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공원길을 산책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을 위해서다. 아들 기독씨는 생후 10일 만에 정신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걷는 것은 물론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한다. 그런 아들을 위해 온엽씨는 아무리 궃은 날씨에도 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8년 전 처음 걸을 땐 기독씨는 몸조차 가눌 수 없었다. 아들은 자주 넘어져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온엽씨는 어쩔수 없이 천으로 된 끈을 아들의 허리에 묶고 뒤에서 붙잡고 걸었다. 처음엔 허리에 묶은 끈 때문에 아동학대 등의 오해를 받아 파출소에 끌려가기도 했다. 그 모든 오해를 뒤로 하고 아들과 아버지의 8년간 계속된 걷기 운동은 완전하진 않지만 기독씨를 혼자 걸을 수 있게 했다.
  기독씨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을 보이고 있지만 온엽씨가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다.  
밥을 먹을 땐 모든 음식을 잘게 잘라 손수 떠 먹여주고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줘야 한다. 기독씨가 어렸을 땐 어머니가 맡았지만 다 큰 뒤엔 힘이 붙여 온엽씨가 도맡아 돌보고 있다.
  그런데 아들을 돌보는 온엽씨 또한 온전치 않다. 선천적으로 시력이 좋지 않았던 온엽씨는 얼마 전 시각장애 2급 판정까지 받았다. 또한 생계를 위해 새벽마다 우유 배달을 나가고 있다. 일을 끝내고 돌아오면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아들과 함께 운동을 나간다. 그 모든 어려움을 온엽씨는 사랑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내 인생 자체에서 나는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할 사람이고 내 아들은 사랑받아야 할 대상이죠.”
  그런 아버지를 볼 때마다 기독씨는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게 채워지고 있는 사랑에 보답하고 있는 듯 했다.
  온엽씨 부자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감동과 격려의 글이 끊이지 않았다.
  한 시청자는(kurt4404) “정말 방송 보는 내내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계속 흘렀다”며 온엽씨에게 격려를 전했다. 자신을 정신지체 장애아의 부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가끔 절망 할 때가 있었는데 부모 자식 간의 사이가 아니라 사랑을 줘야 할 대상이라고 말할 때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많은 시청자들은 온엽씨에게 존경과 감동을 전했다.
  한편 온엽씨는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세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온엽씨의 바람이 모든 이들에게 전달되길 기대해본다.


[TV리포트 진정근 기자] gagora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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